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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대한민국 출산율 현재와 단상

by 라온 RAON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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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꼴찌라고 한다. 2021년 올해 출산율은 1명도 안 되는 0.84명이라고 한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가는 중인 데다가 출산율까지 더 낮아지고 있으니 인구 절벽을 맞이하는 건 시간문제다.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내년 아동수당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출산 및 양육 관련 예산도 대폭 늘렸다. 잠재적 부모 세대가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것이 실제로 출산율 증가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말이다.

 

30대 초반이 된 지금까지도 나는 종종 생각한다. ‘부모님은 나를 왜 낳았을까’,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왜 나를 세상에 강제로 소환했을까’.

 

나는 좀 일찍 결혼을 했고, 다섯 살배기 자녀를 둔 엄마다. 나는 썩 좋은 엄마는 아니다. 매일 아이에게 버럭 한다. 종종 아이를 귀찮아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생각한다. ‘애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내가 소환한 건데 최대한 잘 해주자’.

 

첫째를 낳고 다섯 해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둘째 생각이 없다. 첫째를 낳아서 키우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렇게 힘든데 둘째 낳으면 두 배가 아니라 열 배가 힘들다고 하니, 둘째를 낳아서 키울 엄두가 안 난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부족한 엄마만 혼자서 죽어라 노력하는 세상 말고,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보듬어주는 그런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런 세상이 된다면야 아이를 다섯이고 열이고 낳을 수도 있겠다.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는 것은 경제 원리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동수당, 양육수당을 조금 더 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누가 그랬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보듬어줄 수 있는 공동체이다. 그것이 계속 부재한다면 현실이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